" 미국의 재봉틀 발명가인 하우의 아내는 바느질 일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절름발이로 직업이 없어 가난했던 하우는 밤늦게까지 바느질 일로 시달리는 아내의 고단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쌍한 아내, 저런 일을 기계로 시킬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느질은 똑같은 운동을 되풀이하는 단순한 작업이므로 그 일을 기계에게 못 시킬 까닭이 없었다. 하우는 틈만 나면 재봉 기계에 관한 연구에 몰두했으나 그 발명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우는 이상한 꿈을 꿨다. 꿈 속에서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는 토인 추장 앞에 끌려나가, 1시간 안에 재봉 기계를 만들지 못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엄명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궁리했으나 그 기계 발명이 쉽지 않아 그는 마침내 사형장으 로 끌려나갔다. 토인이 창을 겨누며 다가왔다. 햇빛에 창 끝이 반짝이는 순간, 하우는 창 끝 조금 넓적한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았다. 순간, 그는 '바로 이거다!'하고 외쳤고, 하우는 번쩍 정신을 차려 잠에서 깨어났다. 보통 바늘은 뒤쪽에 실을 꿰는 구멍이 있었으나 토인의 그 창은 앞쪽에 구멍이 있었던 것이다.
하우는 그 앞쪽 바늘 구멍에 실을 꿰어 윗실과 밑실로 겹바느질을 할 수 있는 2중 재봉법의 묘안을 드디어 발명하게 되었다. 프랑스의 시몽, 미국의 헌터가 역시 그와 비슷한 재봉법의 기계를 발명했으나 널리 쓰이지 못했는데, 하우가 꿈에서 암시를 얻어 누구의 도움 없이 발명에 성공한 셈이었다. 그는 특허를 얻어야 했고, 가진 돈이 없었으므로 재봉 기계를 계속 생산할 수 있는 자본가를 구하려 재봉틀 설계도를 가지고 뛰어다녔다. 하우의 발명을 전해듣고 영국에 서 사람이 나타나 배를 타고 건너갔으나 그는 허탕을 치고 돌아왔다. 그러는 사이 미국과 영국의 재봉 공장들은 수십 배의 빠른 방법으로 옷을 만들 수 있는 기계가 생산되면 자기네 일거리를 빼앗기게 되므로 시몽과 헌터의 경우처럼 하우의 발명품을 맹렬히 비난했고, 그의 집 앞은 그들의 시위로 이웃들이 밤잠을 못 잘 지경이었다.
그 때 하우 앞에 나타난 사람이 싱거였다. 사업 수완이 뛰어난 싱거는 하우가 발명한 재봉 기계의 설계도를 훔쳐내어 발 밟는 장치와 헝겊을 앞으로 밀어내는 장치를 약간 개량해 재빨리 여러 주에서 특허를 얻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따 '싱거 재봉틀 전시회' '한 집에 한 대의 싱거 재봉틀을!' '싱거 재봉틀 빨리 돌리기 시합' 따위의 말로 대대적인 선전에 열을 올리고, 월부 판매라는 새로운 판매법을 도입했다. 싱거는 순식간에 엄청난 돈을 벌었다. 이제 재봉틀이라면 '싱거 재봉틀'로 알 만큼 세계 시장을 주름잡아버린 것이다.
절름발이 하우는 크게 실망했다. 그는 여전히 가난했으며, 곧이어 남북 전쟁이 터지자 젊지 않은 나이에 성치 않은 몸으로 북군 졸병으로 입대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