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인 부부의 관광 가이드를 맡았다가 100만 달러의 횡재를 한 사람이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800달러가 되지 않는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 에티오피아 랄리벨라에 있는 암벽교회.
2005 년까지 게타츄 테케바(27)는 여행 가이드였다. 관광산업이랬자 한 해에 외국 관광객 40만명도 되지 않는 빈한한 나라지만,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솔로몬과 시바의 결혼 이후 기독교 유적이 산재해 있는 땅이다. 게타츄는 12세기에 당시 국왕이던 랄레벨라가 신의 계시를 받고 지었다는 암벽 교회 11개가 있는 랄리벨라에서 가이드로 일했다.
2005년 랄리벨라에 한 미국인 부부가 찾아왔다. 물론 교회 관광이 목적. 하지만 마을에서 교회까지 포장도로는 물론 전기도, 차량도 전무했다. 게타추는 친구 메타세비아 아스포 차딕스(29)와 함께 부부의 가이드를 맡았다.
부부는 두 젊은이의 자동차에 동승해 교회까지 오르며 대화를 나눴다.
“지 금이야 외국인 안내를 해서 한 달에 200달러를 벌지만, 언젠가는 이 교회들을 올려다보는 곳에 번듯한 호텔을 짓고 우리 마을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 것이오.” 부부가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만, 젊은 가이드들에게 호텔 건설은 그야말로 ‘꿈’이었을 뿐.
친절한 안내를 받고 며칠을 묵고서 부부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일은 그 뒤에 벌어졌다.
두 달 뒤 게타추는 부부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다. “계좌에 호텔 건설비용으로 80만 달러를 송금했으니 꿈을 이루라.” 이 미국인 부부는 텍사스의 거부(巨富) 사업가. 결혼 50주년을 기념해 전용 제트기로 세계일주를 하던 중이었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착륙해 육로로 랄리벨라까지 여행하던 부부는 ‘자립 의지’를 밝히는 청년들에게 무상으로 80만 달러를 주기로 작정했다고 했다.
첫 번째 조건은 “우리의 이름을 밝히지 말 것.” 그리고 “현지에 있는 12객실짜리 3급호텔을 구입해 특급호텔로 리뉴얼할 것”과 “7년 뒤 원금은 반드시 돌려줄 것”. 원금 반환을 조건으로 걸어야 헛되게 낭비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부부 가운데 부인은 텍사스의 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왜 돈을 줬는지 이유를 나조차 알 수 없다”며 “오직 그 젊은이들과 우리 부부가 서로를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할까”라고 말했다. 남편은 에티오피아 여행 직후 사망했다.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게타추가 말했다.
게 타추와 친구 메타세비아는 부부가 준 80만 달러와 지역 주민의 기금을 모아 100만 달러에 호텔을 구입해 30객실짜리 특급호텔로 변신시켰다. 재건축은 에티오피아의 저명한 건축가가 맡았다. 또 호텔과 마을을 위해 물펌프를 마을에 설치하고, 직원은 100% 마을 사람들을 채용했다. 사장이 된 게타추는 “귀한 돈으로 나 혼자만 부자가 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게타추는 “2010년에 부인이 다시 방문할 예정인데, 우리가 약속을 지켰고, 또 지킬 것임을 그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과 가이드 사이의 신뢰는 결국 올 2월 ‘마운틴 뷰 호텔 랄리벨라’의 재개관으로 결실을 맺었다. 게타추와 메타세비아가 땔감을 주워 연명하던 바로 그 장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