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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되기까지



자녀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늘 노력해야 했고
늘 조바심을 가져야 했으며
늘 바른 몸가짐을 가져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이리뛰고 저리뛰고
이리구르고 저리구르고
앉았다 일어섰다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
이래야 자녀가 되는 줄 알았다.

결국 그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임을
깨달았을 때
그토록 잘보여야 하는 것이
어려움을 깨달았을 때

자녀됨을 포기하기 위해서
아버지께 나아갔을 때에
아버지는 여러 장의 사진들을 내미셨다.
네가 자녀인 이유는 바로 이것때문이라고

그 사진 속에는
그가 태어난 순간의 모습이 있었다.
그가 자라난 시기의 모습이 있었다.
그가 누리는 현재의 모습이 있었다. 

그가 자녀인 이유는
그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이었고
그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이었고
그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자녀임을 깨닫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건 그제서야
그가 그의 아버지를 찾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아버지만이 진정한 대답을 알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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