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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마지막 연극

연극이 끝나고 난 뒤 관객들은 자리를 떠났다
지금 본 연극에 대한 여러 가지 감상을 가지고.
어떤 관객들은 기대에 부응한 수준에 대한
감흥을 털어 놓았고
어떤 관객들은 기대에 못미치는 내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였고
어떤 관객들은 기대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다음 자신들의 시간계획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기대에 부응했던 자들은 기쁘거나 감사하였고
기대에 못미쳤던 자들은 슬프거나 분노하였고
기대와 상관없던 자들은 지루하거나 따분하였다.

어쨌거나 연극은 그들에게 감정을 가져다 주는
동기에 불과하였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배우들은 대기실에 모였다
지금 했던 연극에 대한 여러 가지 감상을 가지고.
어떤 배우들은 계획대로 되어진 공연에 대한
감격을 털어 놓았고
어떤 배우들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내용에 대한
후회를 털어 놓았으며
어떤 배우들은 계획과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다음 뒷풀이 일정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계획대로 이루었던 배우들은 감격하거나 즐거워하였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배우들은 후회하거나 자책하였고
계획과 상관없던 배우들은 바쁘거나 분주하였다.

어쨌거나 연극은 그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였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하나님은 눈물을 흘리셨다.
그 연극은 관객이나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그 연극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기를 바라셨건만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왜 그 연극을 봐야 하는지
왜 그 연극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결국 아무도
그 도시를 빠져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그 도시는 화산재에 덮어 버렸다.
연극은 그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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