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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서운 성도들

축호전도를 하다가 들른 한 집에서
내가 잘 아는 어떤 큰 교회를 다닌다는 한 가족을
접하게 되었다.
인터폰 너머로 들리는 소리 속에서
신분을 밝히고 난 뒤 나는 반가웠고
좀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점차 그들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당당해졌고 거칠어졌다.

교회를 다닌다는데 귀찮게 왜 이러세요.
새벽예배건 수요예배건 항상 우리교회를
갈건데 왜 이러세요.
우리 가족 모두가 우리교회를 다니고
멀어도 꾸준히 다니고 있는데 왜 이러세요.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지만 거절당했고
이름이라도 알고 싶었지만 거부당했고
신앙수준도 듣고 싶었지만 매도당했다.

하긴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교회다닌다고 했을 때 빨리 돌아섰어야 했는데
반가운 마음에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어떤 인도하심이 있을 까 해서
조금 지체했더니 마음이 상하고 말았다.

교패도 붙어있지 않던 그들은
정말 교회를 잘 다니는 것일까?
자기 교회 목사님이 자기들을
찾아온다면 문을 열어 줄 수 있을까?
예수님이 그들을 위해
찾아오신다 하더라도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문득 어떤 우리 교인들도 때로는 나에게 마음을
닫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우리 교인들도 나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고
어떤 우리 교인들도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고
어떤 우리 교인들도 나에게 쌀쌀맞게 대해주는데
하물며 듣도 보도 못한 성도들은 오죽하랴!

아마 그들도 자기 교회에서 그렇게
속썩이는 성도이겠지
혹은 자기 교회에서는 열심이지만
다른 교회는 무시해버리는 성도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
제발 다음번에는 그런 성도들을
만나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또는 절대 미련을 갖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또는 반드시 우리 교인들은 긍휼함으로 품으리라
결심하면서

조심스레 발을 들어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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