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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의 싸움의 실체

우리의 싸움의 실체는
때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과연 우리가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누구를 이기려고 하고 있는지
누구를 막으려고 하고 있는지
잘 모르면서 씨름을 하고 있다.

때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싸우면서
그 싸움을 이기려고 하고
때로은 약간 멀리있는 사람과 싸우면서
그 싸움에서 승리하려고 하고
때로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과 싸우면서
그 싸움에서 만족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국회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을 깨달았다.
국회의원들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목소리가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을 깨달았다.

교회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인 것을 깨달았다.
목사님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목소리가 바로 내 목소리임을 깨달았다.

나는 나를 욕하고 있었으며
나는 나에게서 욕을 먹고 있었다.

우리가 싸우는 대상은 아주 멀리 있지 않았다.
우리가 싸우는 상대는 근처에 있지도 않았다.
우리가 싸우는 적수는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싸우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이 싸움은
이기는 싸움이 아니고
지키는 싸움이 아니고
승리하는 싸움이 아니고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싸움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싸움의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므로.
내 속에서 심장이 벌떡 벌떡 뛰는 것처럼
나는 싸움으로써 살아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대는 그 싸움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내버려 두란 말인가?
신경쓰지도 말란 말인가?
그래도 상관없이 살란 말인가?
지금은 말고
나중에 때가 되면 그 때 싸우란 말인가?

지금 그대가 싸우고 있는 싸움이 있기 때문에
당신은 살아있는 것이다.
우리의 몸이 온갖 바이러스와 병균과 악한 세포와 싸우면서
살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몸이 더이상 싸우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도 죽겠고 병균도 사라지겠고 악한 세포도 사라질 것이다.
몸이 죽어버렸으므로.

우리가 싸움을 그치지 않고 싸우다가 언젠가
하나님의 종료케 하심으로 싸움이 끝났을 때에는
그 싸움의 대상인 우리 자신을 안아줄 수 있으리라
마치 드라마가 끝난 뒤 악인과 선인이 포옹을 하는 것처럼
그들이 보여준 한편의 드라마가 끝난 뒤
더이상 싸울 필요가 없을 때
친구가 되는 것처럼

그때까지 우리는 싸워야만 한다.
이겨야 하는 것처럼
지켜내야 하는 것처럼
승리해야 하는 것처럼
너무도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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