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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또 하나의 실투

언제나 한 가운데만을 던지려했지만
오늘도 타자를 맞치고 말았다.
그의 쓰라린 표정과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당황한 표정과 불쾌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가 끝난뒤
여지없이 날라드는 수많은 비난과 독설들
그것이 의도한 목표가 아니었냐고
그것이 당신의 인격이 아니었냐고
그것이 얼마나 치졸하고 졸렬하냐고
그것때문에 당신이 얼마나 고생하냐고

할말은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
할말은 많았지만 할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인사이드만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그 타자에게는 아웃사이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내가 실투만 하지 않았다면
나의 공은 포수의 글러브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타자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리라는 사실을
그래서 그의 딱딱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돌아나오며 하늘을 보았다.
언젠가는 실투를 하지 않으리라고
그때는 부끄럽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겠지
맡은 일을 성공하고서
맡겨준 일에 감사하면서
맡긴 분에 고마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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