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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망막수술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고민하며 기도하던 망막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마음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과연 이 수술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로 인한 유익은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 개척후 1년만에 스트레스로 생긴 중심성 망막염이 결국 4년째에는 망막전막증으로 발전하면서 발병후 7년만에 안구를 세군데 절개해야만 이루어지는 큰 수술을 받게 된 상황은 아무래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수술없이 기도로 낫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수술후에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과 결과를 붙들어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응답은 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의 유익을 붙들지 않고 믿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은 발걸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평생 처음 해보는 입원과 그곳에서 만난 더 끔찍하고 괴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국소마취후 황량한 수술실에 누워 바로 눈 앞에서(망막앞에서) 펼쳐지는 수술장면들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기억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고통에 동참한다는 자기 위안과 이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으리라는 자기교훈적인 생각들보다 더 간절하게 제 온몸을 후벼팠던 것은 저의 육체에 임하는 끔찍한 경험들 속에서 하나님을 간절히 부르짖는 것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오른쪽 눈만을 내놓고 온몸을 휘감은 수술덮개의 갑갑함과 눈조차 감을 수 없는 눈부신 조명아래에서 눈안으로 헤집고 들어오는 많은 드릴들의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었으며 눈에 있어서는 안되는 막을 제거하기 위한 의료진의 노력을 듣고 보면서 느끼는 숨쉬기도 어려운 긴장과 인내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미쳐버려서 벌떡 일어나지 않도록 참으면서 도와달라고 간절히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와 간구였습니다.  정말 하나님은 저를 도우셨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무사히 수술은 끝이 났고, 비록 탈진상태였지만 들어왔던 수술실 문밖으로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나갈 수 있었습니다.

수술 이후, 동일한 일들이 우리 삶 속에서 펼쳐지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님을 간절히 부르짖는 과정이 나중에는 얼마나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단계이며 그것을 통해 어떠한 유익이 나타나는지도 깨닫습니다. 부디 이러한 과정이 수술 이후의 회복과정에서 더 큰 열매와 유익으로 나타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제 자신의 삶 속에도 평생 잊지 못할 큰 교훈으로 자리잡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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