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외하심을 인하여 들으심을 얻었느니라”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은 십자가의 예수님의 고통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보다 더욱 생생하게 예수님의 고통을 보여주는 성경의 증언을 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십자가를 져야 하는 예수님의 고통을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그 고통을 그저 막연하게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고, 또 그저 무척 고통스러우셨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분의 흘린 눈물, 그분의 담당하셔야 했던 고통, 그분의 괴로움, 그분의 끝없는 고민을 우리는 잘 알 수 없습니다. 이제 이시간에 우리는 그러한 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생각해 보면서 그분이 정말 얼마나 괴로우셨던가, 얼마나 슬프셨던가, 얼마나 힘드셨던가 하는 것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7절 말씀에서 우리가 읽으면서 충격을 받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심한 통곡과 눈물’이라는 단어입니다. 심한 통곡과 눈물. 예수님에게 이러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심한 통곡과 눈물. 예수님이 통곡하면서 마음이 끊어지도록 통곡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이 모습을 보기 위해서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야 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은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십자가의 모든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그분은 어두운 밤, 아무도 함께 하지 않는 시간, 홀로 있는 장소에서 하나님에게 간곡한 소원을 올리고 계십니다. 그분은 십자가의 고통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며 감당하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 계셨기에 육체에 계실 때에 아무도 모르는 고민을 하나님께 내어 놓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 고민에는 아무도 동참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자들도 자신의 피곤과 연약한 육체로 인하여 잠을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두가 잠든 그 밤중에 예수님은 동산안에 혼자서 하나님께 외롭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아무도 몰랐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그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셨던 것입니다. 내일이면 맞이하게될 견디기 힘든 모욕, 고통스러운 고문,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매질, 그리고 십자가에 매달려 온몸의 피가 다 빠질때까지 매달려 있어야 하는 십자가의 죽음....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예수님은 필사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그러한 예수님의 모습을 불쌍히 여겼든지 사자가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예수님께 나타나 그 기도를 강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비록 천사가 내려와서 예수님의 간구의 소원을 도와주었지만, 예수님의 간절한 소원에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간절한 소원. 그분께서 몸이 달도록 비는 소원은 무엇이었습니까?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기도였습니다. 간구였습니다. 소원이었습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십자가에 달리지 않게 하옵소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간구와 소원을 드리는 모습은 눈물겨운 것입니다. 그분은 정말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창자가 끊어지도록, 심한 고통으로 인해 창자가 끊어지도록.... 애쓰고 애쓰고 간절하고 간절히 애간장이 녹도록 그분은 기도하셨습니다. 간구했습니다. 소원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그분의 심적인 애씀은 육체적으로도 나타났습니다. 그분이 흘린 땀이 땅에 떨어질 때 핏방울처럼 되었습니다. 얼마나 괴로우셨으면, 얼마나 애를 쓰셨으면, 얼마나 간절히 바랬으면, 흘린 땀이 피방울처럼 굵고 진한 것이 되었겠습니까? 그분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였으면 그렇게 땀을 피처럼 흘리겠습니까? 그러나 그 극진하고도 간절한 기도가 있었지만, 아버지 하나님에게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아들의 애타는 기도를 보면서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들의 간절한 소원이 어떤 것인지 알고 계셨지만, 아버지 하나님은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리셨습니다. 애타는 기도의 시간이 계속되었지만, 아들 예수님은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하였고 아버지 하나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두분간에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놀라운 친밀함과 서로 교통하심이 있었지만, 이 순간 만큼은 어떠한 교통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예수님은 기도의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그토록 애쓰고 부르짖던 기도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을 털고 제자들에게로 가셨습니다. 그들을 깨우고 이제 십자가의 길을 가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마침 멀리서 가룟 유다가 이끄는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큰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다가온 그들중의 한명에게 대해 제자중 하나가 칼을 휘둘러 귀를 잘랐습니다. 예수님은 그 귀를 다시 붙여주면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 두 영 더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 그러나.... 내가 만일 그렇게 하면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지리요” 예수님은 아셨습니다. 겟세마네에서의 간절한 기도와 소원을 아버지 하나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신 이유를 아셨습니다. 이제 아들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만약 그 잔을 내가 마시지 않으면 누가 마신단 말인가, 그러면 이 일이 있으리라고 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는가? 예수님은 그러한 깨달으심이 있었기 때문에 묵묵히 하나님이 주시는 잔을 마시기로 작정하였던 것입니다. 비록 겟세마네에서의 간구와 소원은 들으심을 얻지 못하였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기로 다짐하였습니다. 그 계획은 바로 고통스러운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무리가 다 일어나서.... 이후에 되어진 일은 여러분이 잘 아실 것입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이 거짓증인을 내세워 예수님을 고발하였고, 그들은 성공하였습니다. 자기네들끼리 재판을 벌이고, 사형을 언도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빌라도에게 찾아가 예수님을 죽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엉터리 재판을 통해 맘대로 사형을 언도하고 이제는 다짜고짜로 예수님을 죽여달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로마의 관리가 아니라고 협박하면서 예수님을 죽이라고 했습니다. 빌라도는 어리석게도 불법한 자들의 협박에 넘어가 그냥 그렇게 씻을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아내가 만류했지만 그는 기독교 역사에 길이 남는 큰 죄악을 범한 죄인이 되었습니다. 이에 빌라도가 예수를 데려다가.... 군병들이 예수님을 때리고 희롱하며 모욕하였습니다. 그리고 골고다라는 곳으로 끌고가 거기서 두 손과 두 발을 못으로 박아 십자가에 매달고 남은 한 조각 옷을 벗기고 자신들이 제비뽐아 가졌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죽음의 치열한 고비를 지나고 있습니다. 너무 괴로워 빨리 죽고 싶지만, 죽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가장 비인간적이고 지독한 괴로움입니다. 너무 너무 힘들고 괴로워 죽고 싶지만 죽을 수가 없는 것. 죽여달라고 애원하지만 죽이지 않고 서서히 죽이는 것. 그래서 온 몸의 피가 다 빠져 기진하여 죽게 되는 형벌이 바로 십자가 형입니다. 오전 9시에 달려 두 손과 두 발의 못박히는 고통과 머리를 내리 누르는 가시관의 고통과 함께 예수님에게 괴로웠던 것은 이 죽음의 고통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죽고 싶은데 죽을 수 없는 이 괴로움은 예수님에게 있어서 견디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예수님에게 괴로운 것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에게 가장 슬프고 힘들고 괴로운 것은 바로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부끄러운 그리고 만신창이가 되어 찢기고 피범벅이 되어 나무 위에 매달린 저주받은 육체의 모습속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 하나님께 심한 통곡으로 외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나님조차도 자신을 버린 그 슬픈 모습속에서 예수님은 버림받은 자의 초라한 모습으로 한탄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육체적인 고통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모욕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버림받는 것 만큼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신 하나님은 십자가에서의 끔찍한 고통의 순간에서 얼굴을 돌려버리신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에게는 가장 심한 통곡이었으며, 그분의 눈물이었습니다.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
이제 진이 다 빠지고 온몸의 피가 다 흘러내린 오후 3시경, 예수님은 이제 육체안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마지막 간구와 소원을 올립니다. 예수님은 큰 소리로 외칩니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육체안에 계실 때에 마지막 예수님의 간구와 소원은 그 영혼을 그분의 손에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마지막 소원은 순종함으로 드려진 것이었습니다. 겟세마네에서의 기도도 외면되었고, 십자가에서의 모든 고통의 순간에서 홀로 남겨진 예수님의 처참한 고통이 있었지만, 결국 끝까지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길을 걸었고 하나님의 작정하신 계획을 이루신 예수님에게 남은 것은 그 영혼을 아버지께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길을 걸으셨고, 그 순종함을 통해 이 생에서 육체의 모습으로는 마지막인 간구와 소원을 하나님께 올립니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숨을 거두셨습니다.예수께서 큰소리로 불러 가라사대..... 이에 성소 휘장이 ...... 그러자, 이제까지 침묵하고 있었던 하나님의 응답이 놀랍게 나타났습니다. 아들이 십자가의 걷는 길을 계속 외면하시고 저주받은 자로 온전히 그 모든 분노를 퍼부으시던 하나님께서 아들의 죽으심을 인하여 그분의 순종함을 인하여 그 기도를 들으시고 다시 예수님을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로 자신의 독생하신 아들로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하나님의 아들로 그 영혼을 받으신 것이었습니다. 자연이 이러한 하나님의 반응을 나타내었습니다. 성소 휘장이 찢어지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들이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들이 일어났습니다. 예수님이 진정 하나님께 받으심이 되었고 하나님께서 그 소원을 들으셨음을 증거하였습니다. 이로써 모든 구속계획은 완성되었고 하나님께 순종하였던 아들의 이름으로 구원을 얻는 놀라운 복음이 확정된 것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그 때의 아들 예수님이 겪으셔야 했던 고통과 괴로움은 과거의 것이 되었습니다. 2000년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육체의 모습으로 예수님이 겪으셨던 그 끔찍한 고통의 시간들은 과거의 사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결코 그 때의 기억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그 아픔의 상처들을 예수님은 자신의 몸에 영원히 갖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썩어져 가는 육체가 아니라, 새로운 부활체의 영광스러운 몸을 가지셨을 때, 예수님은 자신의 손과 발에 난 상처를 그대로 두셨습니다. 손과 발에 난 못박혔던 구멍을 예수님은 그대로 가지시기로 하신 것입니다. 이 상처는 영광스러운 몸에 남아있는 과거의 아픈 흔적이며 흉터입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수 있는 괴로움의 증거이지만, 예수님은 이 흉터를 그대로 가지시고 영원히 잊지 않고자 하셨습니다. 부활체는 썩지 않을 몸이기 때문에 그 몸의 흉터는 영원히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이 흉터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그러한 흉터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그러한 흉터는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의 고통이 얼마나 괴로웠던 것인가를 말해줍니다. 지금도 살아계셔서 하나님 우편에 앉으셔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손길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우리를 위해 간구하시는 두 손에 난 못자국을 기억하십시오. 축사하시고 떼어 ....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그 못자국난 두손을 우리를 위해 향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나를 기념하라”
이제 우리는 우리를 위해 고통당하신 그분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기억합니다.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셨던 그분을 다시 만나서 그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흉터를 두 손을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흘리며 그분의 발을 적시게 될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