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12:28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막]12:2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막]12: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막]12: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막]12:32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막]12: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막]12:34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2022년의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3년의 새 해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시간상으로 2022년 12월 31일이 끝이 나고 곧 이어서 2023년 1월 1일이 시작이 됩니다. 이 시간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언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될까?’라는 것입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서 생각할 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답은 ‘죽을 때’라는 것입니다. 죽음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죽는 순간 저 세상에서의 삶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잠이 들면 꿈이 시작되었다가 그 꿈이 끝나면 다시 현실이 시작되는 것처럼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끊임없는 세계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그런 체험이 죽음 이후가 끝이 아니라 그 다음에 새로운 시간이 펼쳐질 것임을 예상하게 합니다.
현실에서도 사람이 잠이 들면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는 꿈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정신은 활발하게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육체가 더 이상 활동을 못하고 죽더라도 영혼은 살아 있어서 놀라운 기능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의 안타까운 점은 그 나라에 들어가게 되면 이 나라는 떠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성도이든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서기관에게 ‘네가 하나님의 나라가 멀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있으면서도 하나님의 나라에 가까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당장 죽지 않으면서도 하나님의 나라에는 가까이 나아가는 영광과 기쁨을 누릴 수는 있습니다. 올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를 묵상하는 것은 특별한 은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해에서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올 한 해 동안 하나님의 나라를 생각하는 것도 좋았는데 다음 한 해 동안 더욱 하나님의 나라를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얼마나 하나님의 나라에 가까이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소망을 가지고 본문 말씀을 읽어볼 때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서부터 거꾸로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막]12:32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막]12: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막]12:34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예수님이 그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다고 하신 이유가 그의 대답이 지혜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대답의 내용은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그 외에는 없으며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외워서 말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서 말하였을 때 예수님께서는 네가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라고 하셨습니다. 즉 이 내용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올해를 보내면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묵상해야 하겠습니다. 단순히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다가 오기만을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 하나님의 나라가 심판으로 다가온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그 나라가 상급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우리가 그 나라에 얼마나 가까이 나아가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하나님은 한 분이심을 고백하고 있는지,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도 하나님의 나라에 가까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올해 부족했다면 다음 해에도 바로 그것을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자들이 됩니다.
미국에서는 연말연시를 틈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입국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일부는 하수도 맨홀을 타고 들어오기도 하는데 그들은 미국에 들어와서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있고 아니면 미국에 그대로 머물러 살기도 한다고 합니다. 만약 하나님의 나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그렇게 불법적인 사람들이 몰래 들어가서 일정기간 버티다가 눌러 앉을 수 있다면 천국은 나중에 얼마나 변질될까요?
사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렇게 될 수 없기 때문에(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어서) 우리는 더욱 본질에 가깝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한 분이시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애초에 이 서기관이 예수님께 가지고 나온 질문 속에 있습니다. 28절을 보십시오.
“[막]12:28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그는 이 질문을 통해서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이 잘 대답하시는 것을 알고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냐고 물었던 것입니다. 그가 예상했던 것은 십계명 중의 첫째, 율법 중의 하나를 선택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중 하나를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 그 전체를 하나로 모으셨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계명인 한 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 나타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서기관은 깨달았습니다. 시험 할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 그는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하였고 바로 그것이 그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에 멀지 않는 자가 되게 했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본질은 나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동의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갑니다. 죽음의 시간도 받아들여야 하고 생명의 시간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나간 시간의 떠남도 그리고 새로운 시간의 도착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가까이 있는 자가 됩니다.
이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면서 바로 이것을 깨닫게 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말씀에 동의할 때 동의하면서 살아갈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가깝게 살아갑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 해를 보내고 저 해를 맞이합시다. 그래서 더욱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백성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