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미국 뉴욕 소더비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대표작 “절규”가 역대 최고액인 1억1,992만달러(1,356억원)에 낙찰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습니다. 이 그림은 5,000만달러에서 시작하여 경매가는 순식간에 1억달러를 넘어섰고 12분만에 1억1,992만달러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뭉크는 저 연작에 대해 1892년 1월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친구 둘과 함께 길을 걸어 가고 있었다. 해질녘이었고 나는 약간의 우울함을 느꼈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자리에 멈춰선 나는 죽을 것만같은 피로감으로 난간에 기댔다. 그리고 핏빛하늘에 걸친 불타는 듯한 구름과 암청색 도시와 피오르드에 걸린 칼을 보았다. 내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고,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그때 자연을 관통하는 그치지 않는 커다란 비명 소리를 들었다."
절망적인 심리상태를 곡선으로 표현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붉은 구름, 그리고 화면 하단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인물은 마치 유령같습니다. 뭉크는 깊은 좌절에 빠진 사람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와 같은 형태의 왜곡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매에 작품을 내놓은 사람은 노르웨이 사업가 페테르 올센으로, 그의 아버지 토마스 올센은 뭉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는데,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정권 하에서 뭉크의 작품을 지키기 위해 이웃 헛간에 숨겨두기도 했다고 합니다. 올센은 "평생을 이 작품과 함께 해 오며 힘과 에너지를 얻었다"며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도 소유할 기회를 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올센은 경매 수익금을 뭉크가 살았던 마을에 박물관과 미술관, 호텔 등을 짓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