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 년 로빈슨 목사님의 가족은 할머니의 병으로 깊은 근심에 빠져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RH- AB형으로 아주 드문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혈액형을 가진 사람을 찾지 못해서 결국 할머니는 죽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피만 있으면 살겠는데 RH- AB형의 피를 가진 사람이 좀처럼 없기 때문에 수혈을 받지 못해 죽어갑니다.
하루는 목사님의 아버지가 차를 몰고 가는데 길가에서 차를 태워 달라고 한 군인이 손을 듭니다. 할머니의 일 때문에 너무 상심해서 그냥 지나가려다가 “태워 드려라. 태워 드려라” 그런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아서 그 군인을 차에 태웠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안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차를 운전했습니다. 군인이 옆에서 보다가 “아니, 왜 눈물을 흘리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병원에서 지금 죽어 가시는데 피가 부족합니다. RH- AB형의 피가 있어야 하는데 그 피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군인이 씨익 웃더니만 신분증을 내놓습니다. 신분증에 보니까 군인의 피가 RH- AB형입니다. 100만 명 가운데 몇 명 있을까 말까한 RH- AB형의 피를 가진 군인이 그 차를 탄 것입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수혈을 받고 그 뒤로 47년이나 더 살 수 있었습니다.
그 런데 그 피를 나누어준 군인은 자기 이름도 말하지 않고 주소도 말하지 않고 수혈이 끝나자마자 병원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늘날까지 목사님의 가족들은 그 군인의 이름을 모르는데, 가끔 목사님의 아버지는 그 군인이 진짜 군인이었는지 아니면 군복을 입은 천사였는지 아직도 궁금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