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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엄청난 재난 앞에서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온다.

화면에 펼쳐진 저 장면이
과연 영화인지 실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아서
말을 잃었다.

차라리 영화기를 바랬던
차라리 꿈이기를 바랬던
참혹한 현실앞에서

바로 지척에서 펼쳐진
고통과 슬픔과 비통앞에서
무슨 말이라도 해주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보일 수 있는 반응은 한가지
눈물을 흘리는 것.

거역할 수 없는 하나님의 손길에
가능한 반응은 한 가지
눈물을 흘리는 것.

마치 나사로 무덤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던 예수님처럼

겟세마네 동산속에서
눈물을 흘리시던 예수님처럼

골고다 언덕을 향하여
올라가던 그 예수님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여인들처럼

막을 수 없는 일은 일어나고야 말았고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은
눈물만 흘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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