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귀에 새로운 약장수가 등장하였다.
과거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사라지고
새롭게 화려함으로 무장한
새로운 시대의
약장수가 등장하였다.
그의 수려한 외모와
재치있는 매너,
약의 놀라운 효과에 대한
화려한 언변에
많은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예전에 쓰던 수법을
새롭게 발전시킨
그저 한 사람의 약장수임을 알면서도
번번이 그말에 속는걸까?
정확하지 않은 원인에 대한 해석과
과장된 결과에 대한
환상을 주는 방식은
언젠가는 반드시
암울한 상황만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이제는 알것도 같은데
왜 똑같이
늘 하는 레퍼토리와
늘 외치는 동일한 내용과
늘 반복하는 그 어리석은 목표이지만
모습과 방식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놀아나는 것일까?
옆 마을에는 전염병이 번져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데도
여전히 젊어지고 강해지고
완전해질 수 있다는 약을 파는
그 파렴치함과
먹기만 하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욕심에 이끌려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지갑을 열고 그 약을
사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말문이 막힌다.
오늘도 의사를 만나
구체적인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에 따라 처방을 하며
심각한 정도에 따라서는 급작스러운
수술까지도 해주려고 하는
정상적인 영혼의 병원과 약국은
파리를 날리고
단 한번에 모든 병을
그 근원까지 없애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의원도 이룰 수 없는
놀라운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어주겠다는
영혼의 약장수 주변에는
오글오글 사람들이 모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