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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침몰

또 하나의 배가 침몰했다.
구원을 위해 띄운 여러 대의 방주 중에서
이번엔 내부 분란이었다.
한 리더는 다른 리더를 믿지 못했고
두 리더는 서로가 세운 부리더를 믿지 못했다.
결국 두 파로 나뉘어 싸웠고
그 싸움으로 인해 그 방주는 침몰하고 말았다.

이번 침몰로 인해 의견이 분분하다.
왜 그렇게 리더쉽이 없느냐는 사람도 있고
그런 방주를 애초에 왜 만들었느냐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고 맘대로 전횡하도록
내버려 둬야 하느냐는 사람도 있고
의견이야 어떻든
한번 무너진 권위와 가라앉은 배는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될 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또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방주가 50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방주는 40년만에
어떤 방주는 30년만에
어떤 방주는 20년만에
특히 외부로부터의 물이 스며드는 문제때문이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단단함이 무너져버리는 문제로 인해 
대개의 방주가 침몰하고 만다.

이제 남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번 방주의 침몰사건은
우리가 왜 방주를 만들었고
어디로 가고 있느냐는 심각한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구원의 방주를 만들었고
하나님이 타라고 했을 때 방주를 탔으며
이제는 내리라고 할때까지 방주를 타고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이 세상에 가득찬 물이
다 빠질 때까지 견디는 것이다.
그러면 땅에 내려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테니까.

번번이 침몰하는 방주들의 모습을 보며
타고 있던 자들에게 도움의 손길도 내밀어 보지만
그들에게 충고도 해보지만
이미 가라앉고 있는 방주를 붙들고 있는
새로운 세상이 아닌 방주를 사랑하고 있는
그들은 방주와 함께 가라앉고 있다.

다른 방주로 갈아타기에는
새로운 구명선을 출발시키기에는
최소한 물이 새는 것을 막도록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기에는 
그들의 자존심이 너무도 큰가 보다.
그래서
거침없는 바다의 물결이
요동치는 공의의 채찍이
빗발치는 비난의 외침이
또 하나의 방주를 삼키고 있다.

이미 그 방주의 문제를 알고 있던 하나님께서는
이미 다른 구원의 손길을 준비해 주셨건만
방주 이후의 세계보다도 방주가 더 중요했기에
방주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보다.

우리도 만약 그런 경우가 닥친다면
배를 버리고 사람을 살리기로 하자.
사람이 배 자체보다 중요하니까.
구원받음이 구원의 통로보다도 더 중요하니까.
그것이 하나님의 뜻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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