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다른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이다. 바울은 자신이 알게 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4v)를 ‘예수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 받는 자’(6v)들에게,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모든 자에게’(7v) 전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이처럼 복음은 사랑안에서 자연스럽게 전하여진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가슴 깊이 깨닫게 된 사람은 어떠한 물리적인 압박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기쁨으로 다른사람과 은혜를 나누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는 놀라워서 그 은혜와 사랑을 아무리 나누어 주어도 고갈되지 않고 오히려 넘친다. 반대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다른사람과 나누지 않을 때 퇴색되고 무의미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바울은 오늘도 성도와 교회에게 깊은 사랑으로 편지를 쓴다. 그는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눌수록 넘치는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알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바울 자신의 인생에 주신 ‘부르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2. 부르심을 받은 자의 삶
바울은 부르심에 충실했다.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께 감사'(8v)하였고, ‘항상 내 기도에 쉬지 않고’(9v) 맡은 성도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너희에게로 나아갈 좋은 길 얻기를 구하노라’(10v) 성도들이 있는 곳에 또는 성도들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성도들에게 ‘신령한 은사를 너희에게 나누어 주어 너희를 견고하게’(11v) 하는데 힘을 썼다. 여기까지만 봐도 그가 좋은 복음전도자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의 섬김이 의미있는 이유는 그가 이 모든 일에 철저히 하나님과 연결되어서 행했기 때문이다. 바울은 자신의 힘과 지혜로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그는 하나님께 감사할 때에도 ‘예수그리스도를 말미암아 → 하나님께 감사함은(8v)’, 쉬지 않고 성도를 위해 기도할 때도 ‘내 심령으로 섬기는 하나님이 나의 증인이 되시거니와 → 항상 내 기도에 쉬지 않고 너희를 말하며(9v)’ 하나님을 섬김으로 동행함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좋은 길 얻기를 구하는 것도 자신의 욕심대로 지배욕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 너희에게로 나아갈 좋은 길 얻기를 구하노라(10v)’ 바울은 부르심 안에서 하나님과 깊이 연결되었고, 하나님의 뜻 안에서 움직였다.
#3. 부르심을 감당하며 하나님과 연결되는 삶
창조주의 피조물인 우리들은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서는 아무리 선행을 행하여도 고갈 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때로는 부르심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일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간절해질수록 하나님의 계획과 사랑에 깊이 머물러 하나님과 교통하기보다 스스로 마음이 조급하고 애가 타는 자신을 보곤 한다. 하나님의 사랑에 연결되지 못하고 부르심의 일 또는 소원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부르심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깊이 연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이 간절할수록 중요한 일일수록 당장에 급급하기보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중심의 동기가 나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8v) 행할 수 있도록, 일의 목적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심령으로 섬기는 하나님(9v)’을 위한 것이 되도록, 내가 원하는 뜻대로 되기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10v)’ 구하는 영혼이 되도록 하나님 안에서 심령을 재조정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4. 복음이 하나님의 능력이 되심을 경험하는 삶
실낙원의 세상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녹녹치 않은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1장 18절 ~ 32절까지는 이러한 녹녹치 않은 현실에 대해 아주 자세히 묘사해준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21v)’,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22v)’, ‘또한 그들이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28v)’, ‘이같은 일을 행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나님께서 정하심을 알고도 자기들만 행할 뿐 아니라 또한 그런 일을 행하는 자들을 옳다 하느니라(32v)’. 타락한 인간의 마음을 이토록 정확히 설명해주시다니 구구절절 놀라운 말씀들이다. 이러한 어려운 세상과 사람들을 대하면서 우리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하나님 나라의 일이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길이기 때문에 부르심을 감당하는 데에 연약한 우리는 많은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러한 어려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진실로 잘 아셨기 때문에 예수그리스도를 보내주셨고! 복음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복음이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심(16v)’을 삶의 면면에서 경험하고 깨닫는 것이다. 부르심을 따라 살면서 우리의 능력의 원천은 우리의 소유나 어떠함이 아니라 복음, 예수그리스도, 오직 하나님의 은혜인 것을 명심해야겠다. 하나님의 능력은 이 세상 어떤 사람, 어떤 권력, 그 어떤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차원이 다른 굉장히 놀랍고 신비한 능력이다. 세상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 성경적인 방법이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16v)’이 되심을 경험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이러한 경험들이 성령의 충만함이 되어 다른사람에게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삶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